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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어 외우기는 말하기에 가장 쓸모없는 노력이다 — 그래서 앱을 만들었다
제가 만든 영어 말하기 앱 Unscript(탈고)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. 그 전에, 왜 만들었는지부터.
단어를 외워도 한 문장이 안 나온다
영어로 말하는 게 목표라면 단어 외우기는 가장 비효율적이고 가장 지루하고 가장 쓸모없는 공부법이라고 늘 생각해 왔다.
단어를 들여다보고 뜻을 외운다. 잊어버리고, 다시 외우고, 또 잊어버린다. 그렇게 시간을 들이고 나면 단어들이 다 눈에 익긴 한데, 정작 한 문장을 말해야 할 때는 여전히 나오지 않는다.
내가 보기에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살아 있고 가장 쓸모 있는 방법은, 외국인 친구를 만들어 매일 대화하는 것이다.
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, 묻고 싶은 게 있고, 상대가 한 말에 답하고 싶어진다. 단어와 문장이 오가는 대화 속에서 실제로 쓰인다. 배운 게 그 자리에서 바로 쓸모가 생긴다.
머릿속엔 한 문단, 입에서 나오는 건 “Good”
그런데 문제가 바로 거기에 있다. 수다로 말하기를 연습하려면, 먼저 수다를 떨 수 있어야 한다.
HelloTalk에서 외국인 친구를 찾았다고 하자. 주말 어땠냐고 묻는다. 당연히 할 말이 있다 — 새로 생긴 식당에 가봤고, 한참 줄을 섰고, 결국 집 앞 가게만 못했다.
모국어라면 생각할 것도 없이 다 말할 수 있다. 영어로는 단어를 찾고, 순서를 따지고, 그 뜻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리해야 한다. 머릿속엔 한 문단이 있는데, 입에서 나오는 건 한 단어다 — “Good”.
막히는 지점은 여기다.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아는데, 그걸 영어로 만들어 입 밖으로 낼 수가 없다.
그 한 단계를 넘게 하려고 Unscript를 만들었다.
힌트는 줄고, 스스로 말하는 몫은 늘고
생각은 이렇다. 완결된 일상 대화 하나에서 출발해, 그 안의 표현들을 몸에 붙을 때까지 소리 내어 말한다. 상대의 대사는 앱이 말하고, 당신은 자기 대사를 말한다. 한 문장씩 주고받으면서.
처음엔 자기 대사를 화면에서 통째로 읽어도 된다. 익숙해지면 핵심 단어의 절반이 빈칸이 되고, 그 부분은 스스로 떠올린다. 다음엔 첫 글자만 남는다. 마지막엔 영어 대사가 전부 가려진다 — 상대의 말을 듣고 대답한다.
힌트가 조금씩 줄고, 스스로 조립하고 떠올리고 소리 내는 몫이 조금씩 늘어난다.
정해진 대화가 있다는 것이 출발점이 된다. 아직 문장을 만들지 못해도 일단 입을 뗄 수 있다. 막히면 힌트를 본다. 엉망으로 말했으면 다시 한다. 그렇게 아무것도 보지 않고 말하는 데까지 천천히 올라간다.
쌓였으면 하는 건, 소리 내어 말해 봤고, 술술 나올 때까지 말해 봤고,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표현의 목록이다. 외국인 친구와 진짜로 대화하다가 하고 싶은 말이 생겼을 때, 입이 머리를 따라갈 수 있도록.
“대본에서 벗어난다”는 뜻의 Unscript가 하려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.